갑순이와 정돌이 이야기

갑순이와 정돌이 이야기 #15 - 임신 (2024-07-18/+1911/+69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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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순이와 정돌이 이야기 #15 - 임신 (2024-07-18/+1911/+692)

정돌맹이 2024. 7. 18. 18:34

사실 오랜만에 글을쓴다. 귀찮아서, 시간이 없어서 많은 핑계가 있겠지만.. 사실 이 블로그의 주 목적은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특히 아빠입장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부모가 되었는지 어느정도 컸을때 전달하고 싶어서 이다.
지금도 수많은 실수를 반복하고 새로운 실수를 창조하는 나는, 그리고 본인의 행동에는 실수가 없다고 믿는다고 내가 생각하는 와이프는, 아이들에게 어떤 부모로 남게 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의 행동에 조금의 이유를 단 이 글을 통해 아이에게 본인의 기억속에 사건들이 마냥 슬프지도, 아프지도, 기쁘지도 않기를 바라면서, 넷이될지 셋이 2024에는 알 수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좀만 더 노력하면 생기리라 생각했던 것이 의도대로 되지 않자, 이 글을 쓰는것도 조금 지쳤던 것 같다. 다시 글을쓰는 이유는 변화가 생겨서라기보다는, 그래도 최선을 다한 이번 달에 심기일전할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덧 임신시도를 일년정도 하고 있다. 성심성의것 한 달도 있고, 해외출장이나 주말부부 특성상 주중에 예정일이 잡히면 어려운 부분도 있다. 이제 일년이 넘어가면 다음 단계로 가려 하지만, 가급적이면 자연임신을 희망하는것은 어쩔수 없는 부모의 심정이다. 이러다 보니, 무계획이었지만 아이가 생겨서 힘들다하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간절하게 바라던 늦둥이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어른들의 마음도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나이? 상황이 되었다. 고딩엄빠에 출연하는 수많은 사례를 보면서 안타까우면서도 어느정도 한심하게 봤던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아이만큼은 부럽다고 느끼기도 한다. "얼마나 희박한 가능성을 뚥고 그들은 성공을 했을까, 피임은 얼마나 낮은 가능성을 0으로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요즘은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하루가 간다.

새로운 생명을 만든다는건 신중하고 어려울수 밖에 없겠지만, 조바심이 점점 증가한다. 

혹여나 이렇게 간절했던 마음이 내 행동과 말투에 "보상"을 추가하게 되고, 잘못된 교육을 할까 경계 하고 있다. 
혹여나 이렇게 간절했던 마음이 와이프 보다 아이를 중시하게 되어, 와이프와 사이가 멀어질까 경계하고 있다.
혹여나 이렇게 간절했던 마음이 사랑이 아닌 과도한 친절로 되어, 아이가 잘못된 생각을 갖게 될까 경계하고 있다. 
혹여나 이렇게 간절했던 마음이 나에게 부담감이 되어, 혼자서 스트레스를 받아 예민해질까 경계하고 있다. 
혹여나 이렇게 간절했던 마음이 나에게 확신을 주어, 교육관이 다른 와이프의 행동에 반대를 할까 싶어 경계하고 있다. 
혹여나 이렇게 간절했던 마음이, 와이프에게 잔소리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될까 경계하고 있다. 
혹여나 이렇게 간절했던 마음이 식기도 할까? 걱정이 되어 일어나지도 않을일을 상상하게 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혹여나 이렇게 간절했던 우리의 마음이, 서로를 공격하게 되는 원인이 될까 경계하고 있다. 

P.S) 원래 우리는 담배는 안했고 술을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 영화보거나 기념일에 생각나면 한 모금 정도는 했었다. 
        와이프는 아이를 마음속에 품은 이후 부터는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다. 
        아직 육체적으로 가진것은 아니지만, 모성애가 마음이라서 그런가 와이프의 육아는 벌써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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