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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순이와 정돌이 이야기
나도 그렇고 대부분의 직원이 출장 또는 조기 퇴근을 하는 금요일은 많은 직원이 사무실에 없다. 특히 팀장급이 없는 금요일은 직원들끼리 노닥거리기 좋은 날이기도 하다. (팀장님이 부담스러운게 아니다, 그냥 팀장이란 자리가 그런거다.) 우리도 팀장과 몇몇 직원은 없었고, 적은 인원이 들어갈수 있는, 평소보다 조금 먼, 맛집을 찾아 갔다.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 후, 옆에 있는 스타벅스를 마시러 갔고 주문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앞에 한 남성분이 발리 신발, 비싸보이는 추리닝, 비싸보이는 안경, 그리고 오래전에 뻘컵?이라는 유투버가 차고온것과 비슷해보이는 100돈짜리 팔찌를 차고 왔다. 사실 손가락과 반대쪽 팔목, 목에도 화려한 쥬얼리는 많았지만, 100돈 팔찌..
선거를 했고 잘해주기를 바랄뿐이라서 선거이후에는 크게 이렇다할 이슈가 없었다. 선거일에는 나가서 먼가 하려고 했으나, 기생수 6편과 나는솔로를 보고나니 그냥 그렇게 하루가 갔다. 머리속으로는 골프도 치고, 책도 읽고, 드론도 날리고, 글씨연습도 하고, 화장실 청소도 하고, 나가서 산책도 하고, 와이프 점심도 미리 싸줘야지 라고 생각하지만 부서이동을 하고 나서 가급적이면 나 스스로 먼가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을 내려놓으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늦게일어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이 날이 너무나도 익숙하지 않아도 소중했다. 그래서 오늘은 짧게나마 30대 초반까지의 내 회사생활과 지금의 회사생활이 다른지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간단하게 나의 회사생활을 이야기하면, 나는 26살에 미국에서 1년간 인턴을 했었고 한국으로..
요즘은 총선시즌이다. 오는 수요일이 총선날이며, 누군가는 정권심판을, 누군가는 정권유지를 말한다. 이제막 투표권을 얻기 시작한 20대가 아니고서는 집으로 배달되는 각 유권자의 소개를 읽어보지는 않았으리라. 관성적인 투표이거나, 후회를 할정도의 먼가 이슈가 있지 않고서는 정당을 보고 뽑을것이다. 사전투표율은 1/3정도로 역대 최대의 관심사를 보이고 있고 나와 와이프는 지난주 토요일날 완료하였다. 물론 손에 도장을 찍어 사전투표장 앞에서 인증샷을 올리는것도 잊지 않았다. 사실 나의 친가의 투표성향은 모른다. 고모와 삼춘,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와 정치이야기를 해본적이 있나 싶을정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외가는 적절히 반반으로 섞여있는것 같다. 어렸을때 각자의 직업에서 높은 위치까지 가신 외가분들과 이야기..
--------------------------------------------------- 오늘부터 쓰고자하는 글들은 남편 입장인 내가 쓰는 매일의 우리 이야기이다. 매일 쓰려고 목표를 삼다보니 가급적 짧게 쓰려고 하며, 내가 생각하는 우리의 생각을 글로 담는것을 목표로 하다보니, 부부싸움을 하는 날에는 그런 갈등을 주로 쓰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전날의 일을 다음날 쓰려고 하기 때문에 회상글이 된다. 간단하게 우리를 소개하자면, 2022년 8월 27일 결혼식 후 딱 바다가기 좋을 기온과 화창함 속에서, 각자가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왔다고 믿는 남녀가 부부가 되었다. 지금부터 작심삼일이 아니길 바라면서 쓰는 글들은 여러가지 목적이 있지만 작게는 우리는 어떤 부모였는지에 대한 기록을 지금부터라도 남기고 싶은..
처가댁에서의 등산은 장인어른이 딸과 장모님에게 오만원(산책은 3만원)씩 용돈을 주는 활동이며, 집돌이인 나에게는 20년 만에 하는 활동이다. 처음은 집뒤의 산을 다 같이 올라갔고 오늘은 좀 떨어진 곳의 산을 올랐다. 처가댁과의 만남이 잦은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집이 근처이기 때문이고, 장모님과 장인어른이 결혼전에 다른 어른들에게 들었던것처럼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한 곳에서 오래사신 만큼 맛집도 많이 알고 나는 그런 맛집을 가는것을 좋아하는 사위이다. 그리고 나의 부서이동으로 인하여 장모님 댁 근처에 집을 구한지 1년이 안된 상황에서, 난 부서이동으로 인하여 원래살던 곳 근처로 돌아갔다. 딸과 대학이후로 처음 같이 살면서 행복해하시던 부모님들의 표정이 지금은 기억이 또렷하고, 언제 주말부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