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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순이와 정돌이 이야기
와이프를 만나면서 처음 점? 신점? 을 보기 위해 신당도 가보고 사주카페도 가봤다. 그 전까진 미래가 궁금하긴 해도 그런 말을 들어서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안간것도 있고, 종교를 믿는 여자친구들 때문일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지금도 사주나 신점을 믿지 않는다.사주는 태어난 년, 월, 일, 시간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팔자를 풀이해준다. 그런데 생각보다 넓은 시간대를 포함한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필자가 어릴때만해도 지구에는 1초에 3명씩 태어난다고 했는데, 1분이면 180명이고 10분이면 180명, 30분이면 540명이 지구상에 같은 팔자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이다. 어릴때는 그정도면 말이 안된다 생각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또 이 큰 지구에 540명 정도 비슷한 팔자라고 한다면 그..
21년 우린 그렇게 만나는걸 부담스러워하시던 장인어른과 만났고, 3번쯤 인사를 드렸을때 "그래 나에게 할말이 있다고?"라고 먼저 말씀하시던 장인어른 앞에서 결혼허락을 받았다.프로포즈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겠다는 진심이었을지 아니었을지 모르는 그 말에, 나는 21년 너의 생일때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반지와 함께 줄 이 프로포즈 편지글을 몇날몇일을 머리를 쥐어짜면서 썻지.그때 한줄 한줄을 쓰기 위해 봤던 과거의 우리 사진들, 대화들에서 그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던 와이프의 진심과 애정을 몇년, 몇달, 몇일이 지나서 확인할수 있었던것 같다. 사실 지금보면 조잡하고 유치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때도 진심만을 담기위해 노력해서인지 지금봐도 변함없이 진심이다. 지금 생각해도 결혼하는 과정이 쉽지많은 않았지..
모두가 다 그렇진 않겠지만, 내가 아는한 보편적으로 결혼을 준비하면서, 결혼하고서, 출산하면서 남자가 꼭 해야하는 몇가지가 있다. 결혼 준비과정에서는 프로포즈가 꼭 해야할 것이고, 결혼하고서는 결혼기념일 챙기는 것은 꼭 해야 하고, 출산할때는 무조건 그 현장에 있어야 한다. 이 셋중 하나만 안해도 평생 혼날 일이다. 그래도 요즘에는 여자도 남자에게 답가처럼 프로포즈를 해주는 경우도 있다. (사실 필자는 1월에는 새해, 2월에는 발렌타인, 3월에는 화이트데이, 4월에는 연애시작일, 5월에는 어린이날, 8월에는 결혼기념일, 10월에는 와이프생일, 11월에는 빼빼로데이, 12월에는 크리스마스를 챙겨달라고 듣고 있지만, 그래도 연애기념일, 결혼기념일, 생일 만큼의 비중은 아니다. )4.26 은 연애시작일이다...
우리가 자녀계획을 가진지 7개월 쯤이 되었다. 손만잡고 자면 생긴다는 말을 믿는건 아니지만, 사실 적절한 시도가 있다면 무리없이 생기는, 그 정도로 쉬울줄 알았다. 하지만 간절함이 독이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소식은 없다. 어제 잠깐 와이프가 늦어지고 있다는 말을 했을때 살짝 기대도 해봤지만, 또 와이프의 속상함이 커질까봐 조용히 있었다. 우스갯소리로 와이프에게 내 베이비들이 너의 베이비 앞에서 기가 죽어서 못다가 가는건 아닐까? 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난 와이프가 너무 이뻐서 첫 만남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와이프는 자기가 맘에 안들어서 말을 안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기억이 안나지만, 나는 솔로 19기 광수처럼 어버버했나보다. 정신을 차리고 머라도 해야 겠다고 생각이 들었을때는 이미 소개..
우리는 주말부부 2개월차다. 몇몇 회사에 계시는 40~50대 분들은 '3대가 복을 쌓아야 가능한 일'이라고 부러워하시기도 하지만, 결혼 2년차인 우리는 아직 서로에게 하는 짜증과 잔소리도 달달하다. 장모님 말씀처럼 콩깍지가 씌여서 아직은 그럴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래도 1년만에 벗겨질 거라던 콩깍지는 5년째 유효합니다 장모님 ㅎ) 금요일 오후 4~5시에 퇴근해서 9시 반 쯤 집에 도착하면, 최소한 월요일 새벽까지는 같이 있는다. 금요일 저녁에는 장인어른댁에 가서 인사를 드리거나, 보통 간단한 식사와 함께 나는솔로를 보는 편이다. 토요일은 와이프가 시험기간이 아니라면 둘만의 시간을 가급적 보내는 편이다. 일요일은 원래는 보통 쉬는 날이었는데, 등산, 골프, 식사 등의 이유로 처가댁과 같이 보는 경우가 ..
최근 부서를 옮기기 전까지 부산에는 30년 넘게 살면서 2번정도 내려갔었다. 출장때문에, 결혼때문에, 부서이동때문에 이제는 부산이 거주지가 된지 2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적응하지 못한 부분도 많고 의외로 좋은 부분도 많다. 오늘은 평생을 경기/서울권에서 산 내가 부산으로 이사와서 2년동안 느낀점에 대해 글을 써보려 한다. 부산은 원초적이다. 사투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부산에 오자마자 느낄 감정일 것이다. 표현이 강한건 억양때문인가 하고 넘어갈수 있지만, 표현이 돌아가는것 없이 직접적이다. 거제도와 부산에서 살다가 최근에 서울로 올라간 조카들이 학교선생님이 친절하다고 말했을 정도니까, 나만 그런것은 아닐것이다. 또, 차량 신호가 바뀌었을때 바로바로 움직이지 않으면 쉽게 뒤에서 난리가 나는것을 볼수..
나도 그렇고 대부분의 직원이 출장 또는 조기 퇴근을 하는 금요일은 많은 직원이 사무실에 없다. 특히 팀장급이 없는 금요일은 직원들끼리 노닥거리기 좋은 날이기도 하다. (팀장님이 부담스러운게 아니다, 그냥 팀장이란 자리가 그런거다.) 우리도 팀장과 몇몇 직원은 없었고, 적은 인원이 들어갈수 있는, 평소보다 조금 먼, 맛집을 찾아 갔다.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 후, 옆에 있는 스타벅스를 마시러 갔고 주문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앞에 한 남성분이 발리 신발, 비싸보이는 추리닝, 비싸보이는 안경, 그리고 오래전에 뻘컵?이라는 유투버가 차고온것과 비슷해보이는 100돈짜리 팔찌를 차고 왔다. 사실 손가락과 반대쪽 팔목, 목에도 화려한 쥬얼리는 많았지만, 100돈 팔찌..
선거를 했고 잘해주기를 바랄뿐이라서 선거이후에는 크게 이렇다할 이슈가 없었다. 선거일에는 나가서 먼가 하려고 했으나, 기생수 6편과 나는솔로를 보고나니 그냥 그렇게 하루가 갔다. 머리속으로는 골프도 치고, 책도 읽고, 드론도 날리고, 글씨연습도 하고, 화장실 청소도 하고, 나가서 산책도 하고, 와이프 점심도 미리 싸줘야지 라고 생각하지만 부서이동을 하고 나서 가급적이면 나 스스로 먼가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을 내려놓으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늦게일어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이 날이 너무나도 익숙하지 않아도 소중했다. 그래서 오늘은 짧게나마 30대 초반까지의 내 회사생활과 지금의 회사생활이 다른지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간단하게 나의 회사생활을 이야기하면, 나는 26살에 미국에서 1년간 인턴을 했었고 한국으로..
요즘은 총선시즌이다. 오는 수요일이 총선날이며, 누군가는 정권심판을, 누군가는 정권유지를 말한다. 이제막 투표권을 얻기 시작한 20대가 아니고서는 집으로 배달되는 각 유권자의 소개를 읽어보지는 않았으리라. 관성적인 투표이거나, 후회를 할정도의 먼가 이슈가 있지 않고서는 정당을 보고 뽑을것이다. 사전투표율은 1/3정도로 역대 최대의 관심사를 보이고 있고 나와 와이프는 지난주 토요일날 완료하였다. 물론 손에 도장을 찍어 사전투표장 앞에서 인증샷을 올리는것도 잊지 않았다. 사실 나의 친가의 투표성향은 모른다. 고모와 삼춘,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와 정치이야기를 해본적이 있나 싶을정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외가는 적절히 반반으로 섞여있는것 같다. 어렸을때 각자의 직업에서 높은 위치까지 가신 외가분들과 이야기..
--------------------------------------------------- 오늘부터 쓰고자하는 글들은 남편 입장인 내가 쓰는 매일의 우리 이야기이다. 매일 쓰려고 목표를 삼다보니 가급적 짧게 쓰려고 하며, 내가 생각하는 우리의 생각을 글로 담는것을 목표로 하다보니, 부부싸움을 하는 날에는 그런 갈등을 주로 쓰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전날의 일을 다음날 쓰려고 하기 때문에 회상글이 된다. 간단하게 우리를 소개하자면, 2022년 8월 27일 결혼식 후 딱 바다가기 좋을 기온과 화창함 속에서, 각자가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왔다고 믿는 남녀가 부부가 되었다. 지금부터 작심삼일이 아니길 바라면서 쓰는 글들은 여러가지 목적이 있지만 작게는 우리는 어떤 부모였는지에 대한 기록을 지금부터라도 남기고 싶은..